■역대 샘터,신인문학상 수상작 대표 시,시조,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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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신인문학상 당선작

■역대 샘터,신인문학상 수상작 대표 시,시조, 수필

이정록 0 243 2019.07.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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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문] 삶이 일렁이는 술잔 / 이오동

      

 

소래포구는

언제와도 반갑게 반겨주고

언제 봐도 신기하고 새롭다

바닷물이 가득 찰 것 같은 기대감은

맨살을 드러낸 갯벌이 반기고

그 갯벌 위에선 멋쟁이 갈매기들이

반상회를 하고 있다

 

 

알아들을 수도 없는 언어와 눈짓 손짓이

휘도는 경매장이 신기해 급히 가보는데

입술연지 짙게 바른 예쁜 아주머니들은

사장님 한잔하고 가시라며 발길 붙잡는다

지나는 객 붙잡고 사장님 한잔 하라는

인심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으랴

그래 여기 오면 모두 출세하는 거다

사장님으로......

 

 

경매는 끝났으나 그 앞 바닷가 난장에는

우럭도 꽃게도 모든 물고기들은 다 모였다

여기저기 흥정하며 소리마저 흥겹다

어느 할매가 조금만 싸게 달라 사정 한다

필시 걷지도 못해 집에 계실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생선일 게다

희뿌연 연기 내뿜고 먼 바다로 떠나는

배 위에서는 동남아인인 듯한

청년의 미소인지 근심인지 알 길 없는

표정이 짠하다 그 역시 고국에 있는

가족을 위해 이역만리에서 외로운 파도와

비릿한 내음을 견디고 있을게다

포구는 이런저런 사연 가득 안은 많은

인연들이 오고 가는 곳인가 보다

이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느슨해진 내 삶을 옥조이며

술 한 잔에 내 삶을 띄워본다

해수탕에서 찐하게 땀 뺀 다음

술 한 잔의 맛 어디에 비길소냐

갑자기 술잔 일렁인다

술잔 속 마눌님께서 호령 한다

썰렁해진 술잔 시원하다

 

 

 

 

이오동 시인 프로필

 

 

공무원 퇴직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시창작과정 수료

시인들의샘터문학 회원

 

 

 

 

[시 부문] 바다를 삼킨 농어 / 오연재

 

 

 

 

바다에서 꿈을 건진다

밀당의 시간 끝에

드디어 세월을 낚는다

바다의 거대함을 낚는다

손끝에서 느끼는 짜릿함

상상만 해도 떨리는 손맛

결실의 무게에 따라

느끼는 손맛이 다른 달큰한 꿈

농어 한 마리에 푸른 하늘과

쪽빛 바다가 들어 있다

 

 

겹겹이 장착한 갑옷을 벗겨

은백의 속살 듬성듬성 썰어

접시에 가지런히 눕혀 드리니

무지개가 인사를 한다

 

 

풋풋한 내음 가득한 상추에

풋고추 마늘 올리고 초고추장

묻히고 농어에 겨자소스 찍어

그대에게 한 입 가득히 쏘옥

이슬이도 한잔 크, 맛보면

뱃속에서 바다가 출렁인다

 

 

 

 

오연재 시인 프로필

 

 

이학박사, 순천대 외래교수, 전남대학교 조교수(겸임)

Y테크 대표(모바일 증강현실)

아이디어사업화 연구회 부회장

 

 

 

 

 

 

[시 부문] 갈잎의 노래 / 유병용

 

 

 

 

동창의 빗장이 열리고 맑은 햇살

자양분 취한 가을은 더위 먹은 구름

깔고 앉아 너스레를 떨다가

소낙비 한 줄금에 계절을 식히고

그렁한 이슬 한 잔 축인 설익은 초록이

오색으로 채색하는 가을이 아름답다

 

 

유난스런 몸치장 고추잠자리

사랑놀음 날아오르고 낙엽송 밑

귀뚜리 부러워 외롭다 울부짖는다

붉게 사른 가을은 그렇게 깊어가고

저마다 먼 길 떠나야 하기에

호수 닮은 큰 눈을 가진 노루는

못내 아쉬워 긴 목으로 배웅하고

하얀 억새는 춤바람이 즐겁고

갈잎은 하늘하늘 날아오른다

 

 

 

 

유병용 시인 프로필

 

 

연세대학교 공과대 졸

중소기업 플랜트 업 경영

시인들의 샘터문학회 회원

한국문인그룹회원

 

 

 

 

 

 

 

 

[시 부문] 인류 보고서 / 신동숙

 

 

 

 

한낮의 열기로 멍한 날

서점 문을 열고 들어섰더니

다른 건물 안보다 훨씬 시원하다

책이 많고 책이 나무로 만든 거라

어떤 공간보다 시원하다

도시에서 살다보면 숲 속에 오두막집을

짓고 살았던 소로우와 법정스님의

삶이 그리울 때가 있다

내가 현실적으로 그렇게 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도시에도 그런 숲이 있다

도서관이 나에게는 그런 숲이다

이제 막 피어나는 베스트셀러들은

상추와 깻잎처럼 당장의 고픈 뇌하수체를

채워주기도 하고 때로는 불쏘시개가 되어

더 깊음이 두꺼운 책으로 타 들어갈 수

있도록 제 몸을 사른다

 

 

시인의 시향을 담은 시집들로 향기로운 곳

자연, 사회, 과학, 환경, 물리, 화학, 미술, 음악, 체육, 문학, 만화, 동화, 위인, 역사

월간지, 신문 각 분야의 탐스러운 열매들로 가득한 곳

초목처럼 크고 작은 것들

때로는 흙, 바람, 돌멩이처럼 도서관에는 온갖 생명들이

차원이 다른 또 다른 자연이 숨 쉬고 있다

백년 이상 된 둥치가 커다란 고전들은

동서고금을 섭렵하여 시공을 초월하여

늘 도서관 숲을 지켜온 전설들이다

그 나무 곁에 서서 우듬지 사이로 올려다

보는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도서관의 책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세계와 닮아 있다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그저 꽂혀있는 종이뭉치에 불과하다

내 가슴이 이글거리는 태양이 되어

내 시선이 레이져 빔 같은 방향이 되어

내 발걸음 신천지 개척하는 길이 되어

내 손이 창조적인 마법이 되는 정성으로

펼쳤을 때 비로소 열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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